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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맛집 추천 | 성산옥 프리미엄, 창원 냉면 맛집 | 평양냉면 내돈내산 솔직후기

honeylim 2025. 5. 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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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대접하는 식탁, 성산옥 프리미엄에서

 

시간을 삼키는 게 아니라, 나를 삼키는 자리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을 삼킵니다.

말을 삼키고, 

감정을 삼키고, 

때론 시간을 삼키기도 하죠.

하지만 오늘, 저희는 오랜만에 

‘시간이 나를 삼키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건 바로

평양냉면 한 그릇 

 

찬 육수 위에 가만히 놓인 면발 한 가닥,

그 위로 흘러내리는 조용한 햇살,

그리고 바다 너머로 흘러가는 오후.

이 모든 것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빠르지 않았고, 강요하지 않았으며,

그저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제 안의 시간을 정돈해주고 있었습니다.

 

 


 

 

공간 , 건축된 침묵의 질서

오늘 내가 다녀온 곳, 창원 귀산의 성산옥 프리미엄단지 음식을 파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담아내고, 시간을 대접하고, 무심한 듯 시간의 본질을 되묻는 아주 조용한 식탁이었습니다.

 

 

 

 

이곳은 ‘맑은내일’이라는 이름의 복합공간 속에 자리해 있고, 1층엔 카페, 2~3층은 냉면과 샤브, 4층은 세미나와 스테이 공간까지.

 

 

 

 

입구엔 조형 작가 심재광의 커다란 물고기가 맞이하고, 그 순간부터 이곳은 식당이라기보다 하나의 ‘연출된 공간’이 됩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창 너머 바다의 풍경.

햇살과 파도, 그 위로 흐르는 바닷바람.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식사의 절반은 이미 시작된 듯했죠.

 

 

 

 

 

음식은 조용히 자리로 오고, 셀프바조차 정돈되어 있습니다. 모든 동선은 절제되어 있고, 그 흐름마저도 하나의 형식으로 보였습니다.

 

 

 


 

 

냉면 한 그릇 속에 담긴 시간

하루 20그릇 한정인 ‘성산면상’은 평양냉면을 중심으로 제육, 굴림만두, 빈대떡, 해산물, 디저트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냉면 육수는 맑고 투명하지만, 그 맛은 의외로 단단합니다. 
짠맛이 중심을 잡고, 무채와 고춧가루가 그 구조에 흐름을 더합니다. 하지만 그 짠맛은 자극이 아니라 정적에 가까웠습니다.

 

마치 말을 아끼는 사람의 한 문장처럼.

 

소리 없이 질서를 세우고, 아무런 꾸밈 없이 중심을 잡습니다. 그래서 이 육수는 단지 국물이 아니라, 시간을 오랜 동안 끓여낸 결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건 냉면이 아니라, 시간의 맥락을 가진 국물. 결국 내가 이 육수에서 느낀 건 맛이 아니라 한 그릇의 태도였습니다.

 

 


 

 

 

면발과 고명의 절제된 대화

면발은 직접 제면한 메밀면.

입에 닿는 순간 퍼지는 은은한 향,

씹을수록 또렷해지는 그 메밀의 결은 육수의 직선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습니다.

 

 

 

 

 

비빔냉면은 조금 더 직설적이지만, 자극보다는 결을 살린 구성. 맑고 단정한 양념은 매운맛이 서서히 피어오르며 입 안 전체를 조용히 물들입니다.

 

 

 

 

함께 나온 만두는 전형적인 이북식 집만두. 담백한 맛이 냉면과 조화를 이루며 입안에서 한 편의 문장처럼 끝을 맺습니다.

 


 

 

 

어복탕, 말 없는 국물의 위로

성산옥의 또 다른 대표 메뉴는 어복쟁반입니다.

함께 끓이며 나누는 음식이지만, 혼자 방문했다면 저는 단연 어복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맑은 곰탕 스타일의 육수 안에 배추, 당면, 백목이버섯, 달걀지단, 그리고 부드러운 양지고기가 조용히 담겨 있습니다.

 

국물은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래 끓인 고기 향이 조용히 눌러앉아 있습니다.

한 숟갈 떠 넣는 순간, 속을 부드럽게 감싸며 쌓였던 하루의 피로가 조금씩 풀려나갑니다.

 

 

 

 

이 탕은 존재를 과시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물며 말 없이 곁을 지켜주는 사람처럼, 먹는 이의 체온과 속도를 따라와 줍니다.

 

함께 나온 깍두기는 시원하고 담백한 편. 과한 단맛 없이 이 따뜻한 정서를 깔끔하게 정리해 줍니다. 이건 빠르게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천천히 나를 위하는 그릇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한 점

디저트로는 작고 단정한 양갱.

절제된 단맛은 식사의 흐름을 마무리 짓는 쉼표 같았습니다. 오미자차 한 모금과 함께 넘기니, 여운은 맛보다 감각으로 오래 남았습니다.

 

 

 

 

 

 


 
 
 

 

 

 

음식보다 먼저 깨어나는 감각

마지막으로 들기름 막국수.

은은한 메밀향과 구수한 들기름이 조용히 겹쳐지고,

양념은 강하지 않지만, 여백을 남겨 먹는 이가 완성해가는 음식으로 느껴졌습니다.

 

이곳의 음식은 입보다 시간을 먼저 깨웁니다. 빨리 끓지 않고, 강하게 간하지 않으며, 조용히 스며들도록 설계된 맛의 구조.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먹는가’보다

‘어떻게 기다리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배우게 됩니다.

 

기억에 오래 남는 맛보다

기억을 오래 머물게 하는 태도.

그것이 바로 이곳 성산옥의 식탁이었습니다.

 

 

 

 


 

 

당신의 식탁에도 바람이 닿기를

"나는 지금 내 삶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기꺼이 들이고 있는가"

이 조용한 질문 하나를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당신의 오늘 식탁에도 시간이 천천히 머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당신 안에서 무언가를 다정하게 채워주기를 바랍니다.

 

 

 

 

 

 

 

About this place

위치 :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삼귀로 407 2층, 3층

영업 시간 : 11:00 - 20:30(15:00~17:00

문의 : 0507-1303-6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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